가을...

며칠전 부터 에어콘이나 선풍기를 틀지 않아도 잘 수 있을 만큼 날씨가 조금 시원해졌다.
여전히 낮에는 36도까지 올라가고 밤에도 30도 이상을 유지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흘러 가을이 되니 그런 것일까.
끔찍한 과거의 어느 시점의 사건이 떠오르거나, 아련한 옛날 기억이 떠오르거나 하는 일이 잦다.
언젠가 이런 과거의 사건들도, 그와 닿아있는 고통의 기억들도 눈물 없이 다른 이들과 서로 나눌 수 있을 만큼의 멋진 이야기로 말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그럴 수 없음은 아마도 시간이 덜 지나서일 것이고, 그와 함께 나의 몸과 마음이 그 고통을 깔끔히 치유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돌아가신 아버지가 매일 밤 나의 꿈 속에 등장하고, '죽지 않았음'이 주장되기가 반복되지 않기까지 몇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던 것과 같은... 결국은 지금 나는 스스로 나의 그 기억들과 사건들 너머의 무의식을 충분히 조사하지 못했고, '나'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불구의 상태인 것.

우연한 이런 자각은 내게 더 많은 겸손을 요구하는 듯 하다.

문득 최근 만난 첸리췬의 삶과 연구에 대한 태도가 무언가 시사하는 듯 하다. '자신'와 '자신의 삶'을 해명하는 연구... 다시 오래전, 10여년 전의 '철학하기'라는 고민 속에서 찾고자 했던 '나'와 '세계'의 연결고리라는 큰 질문이 있었음을 기억하게 된다.

by 예술인생 | 2009/09/24 14:06 | 운명에 관하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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